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이제 한 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금까지 쉼없이 달려온 만큼 화제와 논란도 많았다. 특히 지난 15일 방송된 제19화에서 드디어 '덕선'의 남편이 '택'으로 밝혀지면서 일명 '어남류' vs '어남택'의 대결이 사실상 결말을 지었다고 할 수 있다. '어남류'를 지지하던 시청자들은 "정환이가 불쌍하다", "떡밥은 다 던져놓고 이게 왠말이냐"며 대충 끼워맞추기식이 아니냐고 울분을 토하고 있고, '어남택'을 지지하던 시청자들은 "그럴줄 알았다"며 지난 방송에서 박력있고 달달한 모습을 모두 보여준 택이를 더욱 격렬하게 지지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응답하라 시리즈였던 응답하라 1997과 1994편에서는 '츤데레'로 통하는 남자 주인공(응칠에서는 서인국, 응사에서는 정우)이 여자주인공의 남편이 되었다는 점을 미루어봤을 때, 그의 계보를 이을 응팔의 츤데레 류준열이 아닌 밀크남 박보검이 남편이 되었다는 점이 너무 이례적이라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실 이번 응팔은 전작들과는 달리 "내 끝사랑은 가족입니다"라는 부제목을 덧붙여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 보다는 극중 배경이 되는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의 시대상이 부각되는 가족애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덕선과 정환과 택, 이 세 사람의 삼각관계를 지켜보고 기대하던 시청자들로 하여금 극 중반부터 지루해지고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제쳐두고서라도 집중했던 가족들의 이야기 덕분에 지금까지 10대, 20대 시청자들이 주를 이루던 응답 시리즈가 4,50대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일으키며 폭넓은 시청자 층을 형성하게 되었다.

 시청자 폭이 넓어진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지사일 터.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드라마 제작 환경이 그리 좋지 않은 한국의 드라마 시장은 결국 해를 입기도 한다는 것을 이번이 잘 보여줬다. 극 후반으로 갈 수록 덕선의 남편이 누가 되는 것이냐에 대해 말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주 제18화 마지막 부분, 정환이 덕선에게 고백을 했지만 농담으로 치부해버리는 장면은 시청자들을 허무하게 만들었다. 그 때문에 이번주 드라마가 나오기도 전부터 응팔 촬영 현장에 대한 관심이 광기어릴 정도로 사람들의 집착을 불러왔고, 응팔 촬영이 공군사관회관에서 치뤄지고 있다는 소문이 SNS를 통해 번지게 되면서 한 때 논란이 일기도 했다. 드라마를 드라마 자체로 받아들일 수 없는 시청자들과 남편 찾기 매너리즘에 빠져 시청자들에게 혼란만 심어주는 응답시리즈 작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상황이었다.

 마지막회를 앞두고 아직도 '어남류'와 '어남택'의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는데, 그 끝맺음을 어떻게 맺어 이 많은 논란을 종식시키고 아름다운 관심과 사랑으로 바꿀 수 있을지 우려와 기대를 해본다.

















(다른 무엇보다 이제 응답하라 1988을 통해 힐링을 얻을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 슬플 뿐이다. 그동안 풋풋한 사랑으로 간질거림을 주기도 하고, 끈끈하고 따뜻한 가족애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도 알게 해준 응답하라 1988. 그들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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